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111

이름없는 산과의 대화 내 자신이 너무나도 나약하고 약하게 느껴질 때, 나는 자주 산에 올랐다. 울쩍한 마음으로 건너편에 있는 산에게 마음으로 물어본 적이 있었다. "너는 어떻게 한결같이 듬직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니?" 그러나 산은 이렇게 내 마음을 통해 대답해줬다. "지켜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이지." 그때 나는 알았다. 이 산은 자신 안에 자라고 있는 나무들과 새들과 냇물을 자신의 아들딸처럼 아끼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부모에게 의지하듯이 많은 생명들은 산에 의지하고 있었으며, 산은 이들을 책임감과 사랑으로 보살피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이와 어른의 구분은 몸의 크기나 나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렇게 지켜야 하는 존재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살아갈 때, 그리하여 많은 고난을 감내할 수 있을 때 되는 것.. 2022. 6. 11.
진정한 부자는 활인적덕의 행위에서 오는 것이다 활인적덕이란 말그대로 사람을 살려 덕을 쌓는다는 의미다. 사주가 천한 사람일지라도 활인하고 적덕하면 귀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이다. 사주와 운명, 덕을 쌓는 행위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갈리지만, 이러한 철학의 분야는 과학과는 달리 참 다양한 각도와 차원에서 해석할 수가 있고, 어느 것도 틀린 것이 없다.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는 활인, 즉 사람을 살린다는 것인데, 과연 무엇이 사람을 살리는 행위일까 라는 의문을 가져봐야 한다. 죽은 사람을 살려낼 수는 없으니 아마 살린다는 단어의 추상적인 의미를 조금 더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면 아픔을 덜어낸다 정도의 의미가 되지 않을까? 나는 제주도에 살 때, 둥지에서 떨어진 제비를 보살펴주고 어미 품으로 돌려보내준 적이 있다. 어린 제비는 당연히 날 수.. 2022. 6. 10.
외로움이라는 것은 가장 큰 축복이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어딘가에 속해있지 못하면 불안감을 느끼거나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 내가 사랑해야 할 사람이 곁에 없을 때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어 있다. 아침에 일어나 아무도 없는 적막한 공간을 마주할 때,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를 오가지만 어디에도 나와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고는 없을 때, 연락이 오는 친구도, 친척도 없을 때, 여자친구나 남자친구가 없을 때, 우리는 그것을 외로움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나 또한 삶을 살아가다보니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두루두루 잘 지내는 성격 덕분에 나를 좋게 봐주는 친구들도 많았고, 연애를 할 수 있는 경험들도 드문드문이기는 하지만 주어지는 환경 속에 있었다. 그런데 그 외로움이 사라졌다는 행복감과 안정감은 생각보다 오랫동안 .. 2022.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