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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연극의 각본가 만물은 분명히 나의 분신이다. 저기 앉아 있으면서 엄마를 바라보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도 나고, 내 앞에 지나가며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사람의 모습도 나고, 비가 내리는 창가의 모습의 나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진리이다. 그러한 진리는 나를 어떤 자리에 데려다주는가? 앎이 앎에 그친다면 그것은 나를 변화시키지 못한다. 그것은 또 다시 자신을 속박하는 개념이 될 뿐이다.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 나에게 음료수를 쏟는다. 차갑고 불쾌한 감각. 미안하다며 사과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무슨 인연이 있어 음료수는 나에게 쏟아진 것일까? 음료수가 쏟아진 그 순간, 나는 그 감각에 사로잡혀 실상을 놓쳐버리고 느낌과 감정에 휩쌓이는 모습을 바라본다. 두려움과 기쁨, 고통과 행복, 따뜻함과 차가움 이런 감.. 2022. 6. 13.
불교의 사대(오대)와 음양오행 사대와 오행 불교의 사대라 불리는 지수화풍과 공을 포함한 오대와 동양의 음양오행은 모두 세상에 존재하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지수화풍공에서 지 -> 토, 금 수 -> 수 화 -> 화 풍 -> 목 공 -> 토 에 해당하는데, 토는 오행 중 중앙이며 모든 것의 근원이므로 공이라고 할 수 있다. 음양오행을 말할 때 물상을 본다고 하지만, 목이 나무가 아니며, 금이 쇠나 철이 아니다. 목의 성질을 많이 가진 것 중 하나가 나무라는 것이며, 금의 성질을 많이 가진 것이 쇠라고 보아야 한다. 이렇게 바람이나 번개도 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지수화풍 중에서 풍을 상징단어로 채택하여 사용한다. 흙이 토는 아니지만, 흙 안에 토의 원리를 찾을 수 있고, 산소로 이루어진 규소는 토의 성질이 강한데, 그 대표적.. 2022. 6. 13.
우린 언제나 최선이었다. 누가 실패하고 싶은 사람이 있겠는가? 우리 모두는 존경받는 삶, 부모님께 효도하는 삶,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 다재다능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라고 할 수 있다. 그건 그 사람이 못나서일까? 그건 내가 뭔가 잘못해서 그런 것일까? 이 모든 것이 내 탓이라고 여기는 것이 오히려 속시원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사는 이 삶에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더 많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쓰라린 현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하면서, 혹은 가족 사이에서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때, 나는 셀 수 없는 자책을 했다. 남들이 나를 아프게 하기 이전에, 스스로가 스스로를 가루로 만들었었다. 그런데 이 자책의 정도가 심해지면, 나는 쓸.. 2022. 6. 11.
이름없는 산과의 대화 내 자신이 너무나도 나약하고 약하게 느껴질 때, 나는 자주 산에 올랐다. 울쩍한 마음으로 건너편에 있는 산에게 마음으로 물어본 적이 있었다. "너는 어떻게 한결같이 듬직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니?" 그러나 산은 이렇게 내 마음을 통해 대답해줬다. "지켜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이지." 그때 나는 알았다. 이 산은 자신 안에 자라고 있는 나무들과 새들과 냇물을 자신의 아들딸처럼 아끼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부모에게 의지하듯이 많은 생명들은 산에 의지하고 있었으며, 산은 이들을 책임감과 사랑으로 보살피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이와 어른의 구분은 몸의 크기나 나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렇게 지켜야 하는 존재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살아갈 때, 그리하여 많은 고난을 감내할 수 있을 때 되는 것.. 2022. 6. 11.
진정한 부자는 활인적덕의 행위에서 오는 것이다 활인적덕이란 말그대로 사람을 살려 덕을 쌓는다는 의미다. 사주가 천한 사람일지라도 활인하고 적덕하면 귀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이다. 사주와 운명, 덕을 쌓는 행위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갈리지만, 이러한 철학의 분야는 과학과는 달리 참 다양한 각도와 차원에서 해석할 수가 있고, 어느 것도 틀린 것이 없다.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는 활인, 즉 사람을 살린다는 것인데, 과연 무엇이 사람을 살리는 행위일까 라는 의문을 가져봐야 한다. 죽은 사람을 살려낼 수는 없으니 아마 살린다는 단어의 추상적인 의미를 조금 더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면 아픔을 덜어낸다 정도의 의미가 되지 않을까? 나는 제주도에 살 때, 둥지에서 떨어진 제비를 보살펴주고 어미 품으로 돌려보내준 적이 있다. 어린 제비는 당연히 날 수.. 2022.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