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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by 兌蓮 2023. 4. 19.

삶이란 무엇일까? 살다보면 뭔가를 성취하기 위해서, 혹은 유명해지기 위해서, 부자가 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서, 어떤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 마음이 바빠지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심해지면 한시도 쉬지 못하고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늦은 시간이 되었음에도 잠을 자려고 하지 않거나, 잠시 자신의 계획보다 더 쉬게 되었을 때 자책을 심하게 하는 경우도 생긴다.

바쁘게 살고자 하거나, 성취가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다만 바쁘다가도 잠시 멈춰서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내가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바쁜가?" 하는 점이다. 책임감? 욕심? 행복? 명예? 어떤 것일까?

자연에 사계절이 있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봄의 순서로 순행하듯이 우리의 인생도 새싹이 돋아날 때가 있고, 꽃을 피울 때가 있고, 열매를 맺을 때가 있고, 다시 씨앗이 되어 깊은 동면에 들어가는 때가 있는 것이다. 기계도 과부하를 피하기 위해 잠시의 휴식 기간이 필요한 법인데, 그러한 휴식의 원리를 간과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계획이라는 틀을 벗어난 잠시간의 여유를 갖는 것이 무엇이 그리 자책할 일이겠는가? 가끔은 일이라던지, 사명이라던지, 계획이라던지 하는 것들을 완전하게, 온전하게 내려두고서 지나가는 구름도 보고, 비내릴 때의 소리도 들어보고, 새소리도 들여야 하는 것이며, 또  새싹이 자라나는 소리들도 들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잠시간의 여백 속에 우리가 살아야 하는 이유라는 것도 다시금 명백히 보이게 마련이다.

내가 살고 있는 것은 무엇을 성취하기 위한 삶이 아니라, 다만 그저 우주라는 광활한 공간에 존재하고 있는, 호흡하고 있는 생명이라는 나를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태양이 존재하면서 내 사명이 지구를 데워주는 일이야 하면서 사명에 불타고 있는 것이 아니듯이, 달이 은은하게 밤하늘을 빛내면서 나는 아름다워야 해! 하는 것이 아니듯이, 그들이 그저 그렇게 자연스럽게 존재하면서 자신의 할 일들을 잘해내고 있듯이, 우리는 어쩌면 그저 존재한다는 그 자체에서 이미 우리는 우리의 사명을 잘해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삶이라는 것은 어깨 위에 진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고서 다만 존재해볼 시간이다. 그리고 다만 살아숨쉬고 있음에 감사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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