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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글을 쓰는 이유

by 兌蓮 2022. 6. 23.

나는 꾸준히 글을 써왔다. 그 글이 잘 읽히는지, 내가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그런 디테일한 것은 신경쓰지 않고 다만 지금 당장 내 마음 속에 표현해야겠다고 생각이 드는 것들을 글로 담아왔고, 그렇기에 나는 과거에 써온 글들을 내 마음을 정리하고 새롭게 나아가고 싶을 때라면 미련없이 지우고 태워버리곤 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 자유로운 대화 같다고 여겨진다. 삶 속에서는 부모님이나 친구를 포함해서 말하기 어려운 주제나 이야기들이 있다. 그런 이야기를 들어주고 100% 나의 삶에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이야기를 들어주더라도 100% 공감을 바랄 수도 없다. 그런데 글 속에서는 내 자신을 어떤 형식으로든 표현할 수가 있게 된다. 무의식 중에 나의 100%가 표현되게 되어있다.

 

내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이었을지라도, 내 마음 속에 담긴 어떤 것이 말끔하게 비워졌을 때 내 가슴은 뻥 뚫린 것처럼 시원해지곤 한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 글을 쓴다는 것은 기교보다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도록 하는 지탱목 같은 것이고 숨을 쉬는 것과 같은 행위라고 여겨진다.

 

내 안에 혼돈으로 가득하던 생각들이 글을 쓰면서 나름대로 자신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고 정리하면서 모순된 생각은 정리되고 두려움은 용기로 변하곤 한다.

 

자신이 그렇게 어떤 생각들을 정리해나갈 때 나는 비로소 하루를 잘 살아냈다고 여기게 된다. 하루를 정리하는 글을 쓰고 났을 때, 글을 쓰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하루의 모습이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하게 되고 자신의 하루를 대하는 모습이 보이게 된다. 그때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같은 하루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것 같은 하루 속에는 사실 유니크한 이벤트들이 가득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고, 사실은 모험에 가득한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내가 살아숨쉬고 있었음을 직감하게 되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러므로 자신의 삶에 색깔을 입히는 작업이기도 하다. 내가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삶의 교훈들을 정리하는 중에 알아가게 되기도 하고, 미처 놓쳤던 삶의 아름다움과 귀중한 인연들의 존재를 깨닫게 되기도 한다.

 

사람은 쉽게 중요한 약속들을 망각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하루하루 잊어서는 안될 일들에 대해서 의식적으로 새기는 시간이 없다면 어느 덧 깨달음은 신기루처럼 날아가버리곤 하는데,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생각하면서 글을 쓰면 어제의 약속은 굳어지고 발판이 되어 하루하루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두 눈으로 목격하게 된다.

 

그러니 글을 쓰는 사람과 쓰지 않는 사람 간의 성장 속도는 현격하게 벌어지게 되는데, 이는 한 달 정도만 실천해봐도 스스로 바로 알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이 급한 사람은 그 성장속도에 또 집착하게 되는데, 글을 쓰면서 자신을 또 채찍질하면 안된다. 반드시 포기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글을 쓰는 과정은 자연스러워야 하고 숨쉬듯이 일어나야 꾸준히 지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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