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역사와 경전, 전통의학, 불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경전에 나오는 말이 사실임을 알지 못하고서 공부하는 것은 사기치는 것에 불과하다.
경전에 나오는 모든 말이 달콤한 지식으로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이며, 단순히 활자에 그친 지식으로 생각된다면 아무리 공부해도 그것은 진정한 공부가 될 수 없다. 경전의 모든 말씀들이 내 몸에 흘러다니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야 공부는 시작될 수 있다.
우리는 현대로 오면서 과학과 기술이 발전했다고 하고 고대인들을 무식한 사람들이었다고 깔보기 쉽지만, 사실을 말하면 오히려 우리의 수준을 땅으로 떨어졌고, 고대에 가능하던 것들이 지금은 불가능하게 된 것들이 많다.
한의학을 공부하고 의술을 펼칠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마음이 맑아야 하는 것이며, 소우주인 인체를 다루기 위해서 우주의 원리를 철저하게 이해하고 하나되어 흐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기가 있느니 혈자리가 없느니 하는 이야기를 여전히 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니 황당하고 답답할 노릇이다. 가장 빠른 길은 직접 수행하고 명상하고, 자신의 몸을 자연물과 마음으로서 다스려보는 경험을 해보는 수 밖에 없다.
의술의 공부에서 임상경험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치는데, 임상 중에서도 최고의 임상이 바로 자신의 신체이다. 자신의 신체를 온전하게 하지 못하는 의사가 어떻게 다른 사람의 몸을 고칠 수 있겠는가. 그것은 어불성설에 불과한 것이다. 의사라면 자신의 몸과 마음을 관찰하고 그 원리를 꿰어야 하는 것이며, 경전에서 그 흐름을 확인하고 타인에 대입하여 입증할 수 있는 것이다.
소우주인 인체와 대우주가 바로 그 경전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의 눈이 활자 너머의 경전을 볼 수 있게 될 때, 우리는 진정으로 한의학을 배우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스스로를 닦아 최상의 상태를 찾고자 하는 의지이며, 그 성인의 마음에 도달하고자 하는 간절함인 것이다.
지금 돈이 웬말이고, 여자가 웬말이며, 명예가 무슨 말인가. 이 귀중한 시간을 어찌 업을 쌓기 위한 시간으로만 활용하겠는가. 한의학을 공부하는 이들은 본질적으로 진리를 추구하는 이들이어야 하는 것이며, 생사윤회의 고해에서 중생을 벗어나도록 돕는 의사이고 부처여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의 독기를 풀지 못하고 어찌 해독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자신 안의 한기를 내치지 못하고서 어찌 타인의 업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인가.
의사라면 그러므로 깨닫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과 중생을 치유하고자 하는 자비가 본바탕이 되어야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간절함과 지혜가 없이는 의사는 다만 타인의 업과 돈을 바꾸는 장사를 하는 사기꾼에 불과하며, 자신의 수명과 업을 탁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